출처/ 2010.3.20 중앙일보 /박용순응사 인터뷰기사.
사냥갈 때는?
“사냥갈 때는 평소 매놓은 끈을 풀어 데리고 나갑니다.
그때부터는 모든 것이 매 마음대로입니다. 그래서 매사냥은 응사와 매의 교감이 원활하지 못하면 할 수 없습니다.
매는 저를 주인으로 생각해줘야 하고, 저는 매를 믿어야 합니다.
매가 수틀리면 날아가면 그만이니까요.
그래서 평소 정성을 다해 매를 돌보고 사랑을 느끼도록 해줘야 하는 겁니다.
한번 사람한테 놀라면 절대로 그 매는 길들여지지 않습니다
. ‘옹고집’이라는 말의 유래가 ‘응(鷹)고집’인 것이 무리가 아닙니다.”
사냥 가기 전에는 굶기나?
“아뇨. 대신 ‘솜밥’을 먹입니다.
안에 솜을 집어넣고 거죽만 얇게 고기로 싸 전체를 고기덩어리로 보이게 한 것이 솜밥입니다.
배가 고프니 얼른 받아먹는데 포만감을 느끼기 무섭게 소화돼버리니 금세 다시 허기를 느낍니다.
특히 솜은 소화가 안 돼 18시간 정도 지나면 토해냅니다.
맹금류는 먹이를 먹을 때 깃털과 뼈까지 먹고는 소화가 안 되는 것들은 토해내는 습성이 있습니다.
일종의 생명을 보호하려는 본능적 장치인 셈이죠. 이를 ‘티 뱉는다’고 하는데,
솜이 심지 역할을 해 위에 남아있던 기름기까지 싹 훑어내는 통에 매는 배가 고파 환장하게 되는 겁니다.
그 상태에서 데리고 가야 제대로 사냥을 하는 겁니다.
매 한 마리가 하루 생닭 반 마리는 먹습니다. 보통 몸무게가 1200~1500g 정도 나가는데 사냥할 때는 500g가량 줄여야 합니다.
체중을 줄이는 것을 ‘살 맞춘다’고 합니다.
그런데 너무 살 맞춤을 하면 힘이 없어 사냥을 하지 못하고,
몸무게가 많이 나가면 배가 부르다는 이유로 사냥을 하려 들지 않기 때문에 살 맞추기가 매사냥의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기즉부인 포즉양가(饑卽附人飽卽쿷家·배고프면 사람을 따르고, 배부르면 산으로 달아난다)’입니다.”
실제로 종종 팀을 이뤄 매사냥을 하는가?
“매사냥은 주로 겨울철에 하는데, 아시다시피 시골에 젊은이들이 많지도 않을 뿐더러,
있어도 모여서 화투나 치면 쳤지 추운데 산으로 쏘다니면서 하려고 들지 않아요.
그래서 1년에 한두 번 동호인들과 함께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호연지기를 키우고 자연친화적인 레포츠임에도 형편이 이렇다 보니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고유민속이라는 측면에서만 보면 매사냥은 이미 끊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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