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날의 은방울꽃
아침부터 못처럼 비가 내린다.
백수는 비오면 갈곳이 없고 공치는 날이다.
마눌은 여고 동창만난다고 아침부터 서둘러 보따리 쌌서 집 떠났다.
하룻밤 수다떨고 묵고 온단다.
갈곳없는 백수는 우산에 비옷 챙겨 은방울꽃 면회를 떠났다.
비포장길 계곡따라 한참 올라가 주차하고 장화로 갈아신고 산길을 올라간다.
가랑비는 구슬구슬 서글프게 내리고 봄비맞은 신록은 싱싱하기 그지없고,
선선한바람결에 코끝은 맑은 공기로 상쾌만하다.
때론 우산을접고 가랑비 맞은 그 기분 생각보다 시원하고 너무 좋다.
한참이나 계곡길 따라 올라 가는데 손바닥 만한 천수답과 손바닥 절반만한 작은웅덩이엔 홀쨍이가 새까맞게 꼬물 거린다.
어쩜 나 어린시절 보고 커온 우리 시골 풍경과도 너무나 비슷하고 비슷하다.
그 작은 꼬맹이는 벌서 70을 바라보는 할비가 되었다.
한세상 너무 빨리도 흘쩍 떠나가는구나 앞으로 몇년을 더 이곳 은방울곷을 담을수 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치근하고 기분이 이상하다.
작년에도 담았고 또 그 앞년도에도 담았고 전전전해도 담았다.
올해도 또 담는다.
작은 묘비앞에 곱게핀 은방울꽃 한주전 지난번 왔을땐 딱 2송이가 피었는데 오늘은 많이도 피었다.
가랑비 맞은 은방울꽃은 더더욱 아름답고 싱싱하다.
엉덩이가 축축한 줄도 모르고 담고 또 담고 하늘이 노랗게 변할때 까지 또 담았다.
엎드려 담으면 혹시나 은방울이 다칠까 엉거주춤 엉덩이를 치켜세워
이상한 폼으로 담고 일어서는데 하늘이 노랗고 머리가 핑 돈다
나이를 먹으니 저혈당 현상 한참이나 휴식을 취하고 갔던길 돌아 하산하면서 차량에서
싸간 짭짜리 토마토랑 참외를 허기를채우고 한참이나 휴식을한뒤 돌아왔다.
은방울꽃 비맞은 은방울꽃이 올해 유난히도 더 아름답다.
역시 사진쟁이는 멀하나 담고 났서야 마음이 푸근하고 넉넉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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